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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평면 커리큘럼- 울퉁불퉁한 방식 도전하기.

우리는 이 엉뚱하고 울퉁불퉁한 드로잉 방식에 도전하였고, 재미있는 형태들을 발견했다. 관성적으로 그려오던 드로잉으로부터 탈출해 매력적인 의외성을 찾는 것. 이것이 기초평면의 목표였다고 생각한다.

기초평면 수업은 디자인과 교수님이 아닌 회화과 교수님께서 지도하셨는데, 주로 실험적인 드로잉 기법을 시도하는 시간을 가졌다.  눈을 감고 얼굴을 손으로 더듬어서 간질 간질한 감각을 그려보기도 했다. 박스 테이프로 허리에 마커를 달아 움직여서 실기실의 벽면에 선을 휘갈겨 보기도 했다. (로보틱스 드로잉)

사실, 존 브램블리트와 같은 대부분의 시각 장애인 화가들은 사실 후천적 장애인이다.그들은 실명하기 이전에 있었던 시각 기억 정보를 더듬어 작품을 만든다.

 

그렇다면 애초에 완전히 시각 기억이 없는 시각 장애인에게 나무라는 입체물은 어떻게 표현될 지 궁금했다. 3월에 진행한 드로잉 중 나무 프로타주 (질감이 있는 표면 위에 얇은 종이를 올리고 연필을 문질러 탁본을 뜨는 자동적 기법)을 발전시켜 <맹목(盲木)>을 제작했다.

이 그림은 시각장애인 존 브램블리트의 작품이다. 이 작품을 보면서 궁금한 게 생겼다. 시각장애인이 공간 속 나무라는 사물을 그리기 위해선 직접 나무 한 그루에게 걸어가고, 그 나무의 기둥을 잡고, 껍질을 더듬으며 정보를 수집했을 것이다. 그렇게 하나하나 인식된 가로수는 비슷한 높이와 폭을 가졌을 텐데, 왜 존 브램블리트는 멀어질 수록 사물이 작게 보이는 원근을 이해할 수 있었을까?또, 앞 나무에 의해 뒤 나무가 일정 부분 가려진다는 것을 시각 정보 없이 어떻게 이해할 수 있었을까?

형태에서 개념으로의 관계짓기 -

<맹목(盲木)>

학기 중반에는 앞서 소개한 커리큘럼을 통해 얻은 흥미로운 형태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담아 스토리텔링하는 시간을 가졌다.

​맹인에게 나무는 어떻게 인식될까

프로타주 기법으로 표현된 원형 하얀색 종이는 은행나무이고, 분홍빛 베이지 색으로 칠해진 직사각형 종이는 나무 주위의 공기이다. 은행나무를 손으로 쓸어내리며 질감 정보만을 습득한다고 했을 때, 그 질감 정보 속 나무의 형태는 직사각형이 아니라 한 점을 기준으로 퍼져나가는 원형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기 때문에 프로타주 된 나무는 직사각형이 아닌 원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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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 흐름의 질감을 표현하기 위해서 얇은 종이에 묽은 물감을 먹인 후,바람에 말려서 그 바람이 만든 주름을 따라 연필 드로잉 했다. 4월의 한낮은 공기가 따듯하고 나무는 차갑다. 이를 표현하고자 나무는 무채색으로, 공기는 분홍빛 베이지색으로 채색했다.

시각장애인은 직접 걸어가서, 자세를 바꿔 움직이면서, 만지면서 촉각 정보를 수집한다. 이때의 촉각 정보는 근육이 사용되는 정보 (운동 정보)와 더해져서 하나의 입체물에 대한 인식을 구성하게 된다. 은행나무를 관찰하는 시각장애인 역시 나무를 만지고, 무릎을 굽힌 후 나무의 아랫 기둥을 더듬었을 것이며, “무릎을 굽혔다”라는 운동 정보와 촉각 정보가 결합함으로써 은행나무가 높고 긴 입체물이라는 사실을 이해하게 되었을 것이다.

이 운동 정보와 촉각 정보의 결합을 표현하고자 작품이 표현된 캔버스가 시각장애인의 무릎처럼 아래로 갈 수록 더 예리한 각으로 구부러지게 표현했다.

​맹인에게 숲은 어떻게 인식될까

<맹목(盲木)>의 전시 방식에 대한 고민으로 <맹인의 숲>을 설계했다. <맹목(盲木)>이 시각 장애인에게 입체, 나무가 어떻게 인식되는지를 고민해 보았다면, 본 전시 구조물은 시각 장애인에게 숲이라는 공간은 어떻게 인식될지를 고민한 것이다. 맹인의 인식 체계에 따라 우리가 알던 공간을 분해하고, 우리가 모르는 생소한 형태로 다시 조직하여 흥미로운 체험 공간을 제안하고 싶었다.

숲에 한 맹인이 서 있다, 손을 짚고 걸을 벽이 없는 숲이다. 그는 먼저 지팡이를 좌우로 움직이고, 지팡이에 부딪히는 사물이 없고 숲의 바닥에만 부딪힌다면 앞으로 한 걸음 움직인다. 그러다 지팡이에 사물이 부딪힌다. 여태 느꼈던 것과는 다른 진동이 지팡이를 통해 손으로 전달된다. 이 때 맹인은 발걸음을 멈추고, 손으로 그 사물이 나무라는 것을 인식한 후, 껍질을 더듬고 무릎을 굽혀 가며 그 나무를 탐색한다. 이 작업이 끝나면 다시 그는 지팡이를 들고 움직일 것이다.

공간을 탐색하고, 나무를 발견하고, 나물을 탐색하는 행동의 반복이다. 이 때 지팡이를 좌우로 움직여 진동 (촉감) 감각을 수집하는 것을 X축 탐색 (x축 운동), 앞으로 움직이는 y축 탐색 (y축 운동), 무릎을 굽혀가며 위 아래로 뻗은 나무의 질감을 더듬는 것을 z축 탐색(z축 운동)이라고 정의하자. 그렇다면 다음과 같은 공간 운동 그리드가 나온다.

촉각 정보와 운동 정보의 결합은 맹인의 입체물, 맹인의 공간을 완성시킨다. 운동 그리드에 촉각 정보를 더하면 다음 이미지와 같다.

위와 같은 인식 체계를 입체화 시키고 <맹목(盲木)>이 자라나게 했다. <맹인의 숲>은 시각 정보가 배제된 상태의 감각 정보를 조립해 다시 시각적으로 구현한 것으로, 시각 장애인과 비장애인 사이의 교차 공간으로써 의미를 갖는다.

​작업하며 느낀 것들 기록.

솔직 담백한 시선으로 시각 장애인의 삶을 분석하고, 그들의 세계에 대해 몰입해보고자 했다. 그렇기 때문에 ‘완전히 맹인이 되어보았네요.”라는 교수님의 말씀이 강하게 기억에 남았다.

 

 

’’저는 해결 방법을 제시해 드리지 않습니다. 새로운 시각을 공유할 뿐입니다.”라는 말을 어디서 읽은 적 있는데.. 이 말이 내 작업의 방향성을 잘 보여주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디자인은 주변의 사물과 사람, 공간, 관계에 대한 사람들의 시야를 조금 더 넓히는 일이다. 그리고 <맹목(盲木)>이 그러한 내 가치관이 잘 담긴 작업인 것 같아 특별한 의미가 있다. 비록 1학년 1학기 초에 만든 어설픈 작업

물의 형태이지만 말이다.

 홍익대학교 디자인학부의 산업디자인 전공은 폭넓은 학제적 접근을 통해 시대정신을 이끌 수 있는 디자이너 양성을 목표로 두고 있다. 합리적 디자인 사고능력과 독창적 조형 능력을 함양하기 위해 형태와 기능, 평면과 입체표현 등 창의적인 사고의 발상을 위한 기초과정 교육을 마련하고 있다.

 <기초입체(1)>은 공간과 입체적 형태의 기본적인 조형 요소와 구성 원리를 이해하고, 입체적 사고와 창의적 표현능력을 기르기 위한 기초 조형 과목이다. 이 수업은 입체 조형의 기초적인 표현 방법을 배우고 실습해 본 뒤 결과물에 대한 토론을 진행함으로써 다양하고도 복합적인 조형 형태를 다루고 해석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을 목표로 한다.

 <기초입체(1)>의 실습은 ‘나’라는 주제로  진행되었다. 작품을 제작하며, 숨 가쁘게 달렸던 입시를 마치고 대학교 신입생의 신분에서 현재의 나 자신과 과거의 내 모습을 돌이켜볼 수 있었다.

 본격적인 작품 제작에 들어가기 전에 ‘나’만의 스토리를 글로 풀어보고, 또 그림으로 전개해보며 작품에 담을 메시지를 정리했다. 이를 바탕으로 형태, 재료, 기법 등 작품의 큰 틀을 짜고 교수님과 일대일로 의견을 나눴다. 교수님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조형 계획을 구체화한 뒤 작품을 제작했다.

 「reflect-」는 ‘후회’를 담고 있다. 과거 실패의 반복에서 겪은 후회를 거울이 깨져 파편이 흩어지는 듯한 형태로 표현했다. 거울 조각에 새겨진 여러 문구는 당시 내가 느꼈던 감정을 담고 있다. 나를 비추는 거울에 과거의 내 모습이 담긴 문구를 적고, 그것을 깨부수는 구성은 지난 삶에 대한 반성과 미래에 대한 의지를 표방하고 있다.

 이 작품은 거울 조각이 사방으로 흩어져 있어 보는 각도와 빛의 반사에 따라 작품의 형상이 다양하게 바뀌는 것이 큰 특징이다. 또한, 관점에 따라 상승 혹은 하강의 이미지가 중첩되어 나타나는 것이 흥미롭다.
「reflect-」를 디벨롭하여 또 다른 작품을 제작해보며, 삶에 대한 성찰과 계획을 심화할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창의적인 복합 조형 능력을 기를 수 있었다.

HONGIK UNIVERSITY

FINE ARTS DESIGN

INDUSTRIAL DESIGN

홍익대학교 디자인학부 Meesol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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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조적 사고와 시각적 표현력 개발을 위한 자유연상과 표현기법(1)은 사물의 창의적 발상과 효과적인 기초 시각화 테크닉을 실습을 통해 익힘으로써 디자인 프로세스에서의 아이디어 시각화 과정을 경험, 기본기를 확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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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합도형/투시 응용
- 관찰 및 핸드 드로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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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별도의 실기 과정 없이 미술활동보고서와 면접으로 이루어진 입학 절차를 고려해 구성된 커리큘럼은 실기를 탄탄하게 준비했던 학생들이 높은 학점을 받기 유리한 과목 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Bottles 과제의 경우, 장식적인 묘사보다 병의 부피감과 구조를 전달할 목적의 보조선을 활용하라는 피드백을​ 받았다.

 핸드 드로잉에 중점을 둔 수업으로, 기초적인 선 긋기부터 시작해 펜 스케치, 마카 채색 등 기본 조형 능력을 갖추기 위한 커리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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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로 인해 온라인으로 수업이 진행되며 교수님께서 학생이 진행한 실기 과정을 확인하심에 불편함이 있다. 제작한 과제는 모두 학기 말에 취합하여 봉투에 담아 학과실에 직접 제출 드려 채점되는 방식으로 평가가 이루어졌다. 해당 봉투는 학기를 마치고 돌려받는다.

 연필 사용을 최소화하고 수정이 불가능한 펜으로 스케치함으로써 기본기인 형태력의 향상을 목표로 한다.

사물의 그림자 실습

 빛의 방향과 각도 및 물체의 모서리가 형성하는 삼각형의 밑변에 그림자 영역을 잡고 면채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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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익대학교는 하나의 전공 필수 과목을 분반에 따라 여러 교수님이 분담하신다.


 내가 배정된 분반을 담당하신 교수님께서는 삼성, 아모레퍼시픽 실무 업무를 진행하신 후 취임하셨다.


 따라서 마커를 활용한 채색에 있어 기존 입시미술과 같은 화려하고 과장된 묘사(소위 기초디자인적 묘사)를 줄이라는 피드백을 주로 받을 수 있었다. 

1. 광원이 형성하는 빛의 각도 결정 
2. 물체의 모든 모서리마다 
삼각형을 그린다. 
3. 삼각형의 밑변을 연결하면 
그림자가 된다.

본격적인 마카 사용과 복합 도형, 특히 디지털 디바이스의 디테일을 묘사함으로써 관찰력과 묘사력을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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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해도 드로잉 과제

분해도 드로잉은 제품의 구조와 부품 배열을 보여 줄 때 사용한다.
각 부분들의 관계를 파악해 내부 구조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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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인은 기초디자인을 배운 경험이 없었기에, 교수님의 피드백에 따라 개인적인 그림 스타일을 바꿔야 했다.

 평소의 회화적인 설명을 줄이고 ‘디자이너’의 관점으로 사고해 제품의 구조를 객관적이고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것의 중요성을 깨달은 수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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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초평면(1)은 2차원 평면화면에 예술적 의도를 표현하는 기초 실기 과목으로, 다양한 재료와 기법을 통해 개개인의 주제의식을 시각화하며 드로잉 기법에 초점을 맞춰 본인의 예술 감각과 성향을 끌어내고자 한다. 자유롭게 진행된 실기 수업으로, 1학기 유일한 대면 수업이었다. 통학생들은 평가를 위해 과제를 이동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점에서 불편함이 있다.

소리의 시각화
- 자유 주제/자유 표현 기법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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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주제에 개별적으로 자유 소주제를 정한 후, 자유 기법으로 평면 화면을 구성하는 커리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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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한 곡선으로 숨을 크게 들이쉬는 소리와, 고민이 한데 얽히는 것을 표현했으며 한숨을 내뱉을 때의 일률적인 소리가 점점 희미하게 흩어지는 것을 나타냈다.

 사람이 슬플 때 목소리가 떨린다는 점을 반영, 미세하게 얽혀 있는 자잘한 곡선을 활용했다.

영상 기법인 크로마키에서 모티브를 얻어 얼굴을 중첩시켜 슬픔을 억눌러 무표정이 되는 과정을 담았다.
 

홍익대학교 디자인학부 Meesol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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